2021년 6월 27일 • ☕️ 5 min read
간단하게 설명하면 루비콘은 개발자들과 디자이너들이 모인 팀이다. 다른 사이드프로젝트 동아리와 공통점으로는 팀 단위로 사이드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차이점은 내부에서 스터디, 멘토링, 테크톡, 오픈소스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그리고 디자이너로 구성돼 있어 앱 개발자는 뽑지 않는 것 같다.
시니어 개발자 또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어떤 공부가 필요한가에 대해서 항상 고민했는데 지금까지는 혼자 공부해서 개발지식을 쌓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렇게 개발만 하며 살아오던 중에 페이스북 생활코딩을 통해 1~3년차 개발자 대상으로 한 루비콘(참고) 모집 글을 보게 되었다. 여타 사이드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아리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많은 동아리를 알고 있었지만 낯선 이름에 찾아보았고 루비콘은 달랐다. 특히나 성장에 관심이 많은 주니어 개발자이기에 멘토링이라는 키워드에 이끌려 지원하게 되었다.
서류지원은 구글폼으로 진행됐고, 지원동기를 묻는 란이 있었다. 필자는 다양한 직군을 이해하고 협업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내용으로 작성하였고 200자 내외로 작성하였다. 그리고 개발자라면 개인 깃허브 주소를 제출해야 한다. 개인 깃허브 계정을 화려하게 치장해두었기에(깃헙) 가장 자신 있게 적었던 기억이 난다. 외에 2~3개 정도의 가벼운 질문이 더 있었다. 운이 좋았던 건지 나의 호소 또는 깃허브가 통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신청부터 결과를 받기까지 약 2주 정도 소요됐으며, 합격 통보를 메일으로 받고 석 달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여기서부턴 팀마다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전체 플로우는 같다. 첫 스케줄으로 유선상의 사전인터뷰가 진행되는데, 주거지나 회사의 위치를 물었고, 원활한 활동을 위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분들과 팀을 맺어준다. 덕분에 활동하는 동안 모임 장소까지 걸어가거나 10분 내외로 갈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리고 팀마다 1명의 멘토분이 함께 참여하게 되는데, 우리 팀에는 영상으로만 보던 프론트엔드 개발자분이 합류하게 된다. 이젠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모였으니 당연히 사이드프로젝트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온보딩 기간을 약 2주 정도 가졌고, 과정에서 멘토님에게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다. 회의를 통해 건설적인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도록 팀원을 케어하는 부분부터 문장 구성 능력(?) 모두 뛰어났다. 이때 스스로를 회고할 수 있었고 개발만 하는 개발자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란 걸 깨달았다. 그렇게 우리 팀은 최근 개발자 수요가 많다는 니즈를 이유로 개발자 성향 및 커리큘럼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일명 DEVTI를 기획하기로 했다.
우리 팀은 선 배포 후 개발이라는 전략을 선택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HelloWorld 부터 일단 띄우고 개발하는 것인데 배포를 끝냈기 때문에 팀원의 사기 증진과 기능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좋은 인사이트를 받았다. 필자는 ECS Fargate
, ECR
, GithubAction
, Docker
의 조합으로 배포환경을 구축했는데 Fargate
에서 헬스 체크가 되지 않아 서비스가 떴다 죽기를 반복했으나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서버를 구축해 헬스 체크를 강제로 200 코드를 내리도록 했지만 결과는 같았고 눈물의 똥꼬쇼를 하던 중 Docker
를 설정을 바꾸니 잘 동작했다. 로컬에서는 컨테이너가 문제없이 동작했기 때문에 상상도 못 했고 아직도 원인을 찾지 못하였다. 또 비용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부분도 있다. 프리티어 계정임에도 불구하고 프리티어 제공 소스를 초과해 약 5만 원이 청구되었고, 큰 금액은 아니기에 결제 후 모든 서비스를 내려버린 후 최종적으로 amplify
로 배포를 마쳤다. “토이프로젝트는 토이프로젝트에 맞는 환경을 구축하자”라는 교훈을 얻었다.
[랜딩페이지] 우리 팀의 첫 번째 목표는 DEVTI가 시장에 수요가 있는지 하고자 하는 것이었고 랜딩페이지를 제작해 베타 신청 유저를 모집했다. 이때 CVR 34% 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를 보였고 사전신청 인원은 약 1200명 정도 되었다. 수요를 수치로 접하니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진 계기가 되었다.
[AB Test] 모든 결과가 순탄하진 않았다. 랜딩페이지에서 AB Test
를 진행했고 개발 리소스는 들어갔지만 아무런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강하게 표현하자면 허튼짓했다. 회고를 통해 각 테스트 케이스는 소개 문구 외에 큰 차이가 없었다라는 문제점과 개인적으로는 랜딩페이지 기능 자체가 베타 테스터 신청 외에 없었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필자의 첫 번째 AB Test 경험은 실패로 마무리하였지만 회고를 통해 주의해야 할 점을 배울 수 있었다.
[광고] 생각보다 호의적인 반응들! 우리 팀의 사실상 PM(돌아가면서 했는데 제대로 안 됐음)이자 멘토였던 대장님의 인맥은 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인프런, 패스트캠퍼스, 위코드 등에 컨택메일을 보내고 CPC(광고 클릭당 단가)에 대해 조율하였다.
[질문 설계] 질문 설계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한 달 정도 팀원들이 머리를 싸매고 질문을 만들고 내부테스트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정확도 50% 이하 참담했다…. 결국엔 컨텐츠 작성을 도와줄 분을 구인하기로 했다.
[마지막] 최종적으로 우리 팀은 3개월이라는 기간 내에 프로젝트를 완성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루비콘에서 의존성이 분리 된 채 독닥전인 프로젝트로 계속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개월(너무 짧음) 동안 고생한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부족한 나를 케어해주신 멘토님에게도 이렇게나마 감사함을 전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억에 남는 액션들에 관해 얘기해보았다. 더 많은 히스토리가 있지만 여기서 생략하고자 한다.
개발을 진행하며 시니어 개발자분들과 코드리뷰를 통해 지속해서 의견을 주고받고는 했는데, 리뷰 자체의 메세지 보다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멘티끼리 짝을 지어 코드리뷰를 진행했고 필자는 어느 순간부터 모든 레파지토리에 끄적끄적 리뷰를 달고 있었는데 코드 오너십을 가진 분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감사의 메시지를 디엠으로 받기도 했다.
수면시간이 아주 적어 특별한 일이 없다면 항상 슬랙에 초록 불과 함께 HelloWorld
세상에 빠져있는데, 덕분에 새벽에 종종 DM으로 막히는 부분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오지랖이 넓은 성격이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했을 때 성취감을 즐기기 때문에(?) 항상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자 늦은 새벽까지 서포트했다. 그 후 챕터미팅의 한주 회고 중에 필자에게 도움을 받았던 일화의 언급과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는데, 공개적인 칭찬에 익숙지가 않아서 쑥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필자의 팀명은 EP4인 이유는 유행하는 MBTI
에서 나온 팀명인데 팀원 모두가 ExxP
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모였을 때 성격도 잘 맞았던 거 같다. 첫 회식 날 백엔드 개발자분과 술에 취해 호형호제하게 됐는데 다음날 술이 깨자마자 다시 원래 관계로 돌아가는 뒷이야기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팀의 멘토님이 대내외적으로 인싸여서 그런지 밝은 분위기로 팀 리드를 잘 해주셨고 나머지 팀원분들 역시 좋은 분들이라 함께한 시간이 힘들지 않고 정말 좋았다.
주바주(주니어 바이 주니어)로 같은 멘티끼리도 경력, 환경, 시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일방적인 코드 리뷰가 이루어졌고, 필자는 멘토 개발자의 리뷰 코멘트 외에 다양한 리뷰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위에서 한번 언급이 되었지만 리뷰를 달았을 때 의견을 나누는 순간에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다양한 이유로 생각보다 원활하지 못했다. 그리고 세달이란는 촉박한 기간내에 진행 해야하는 토이프로젝트이다 보니 리뷰로 인해 작업에 병목현상이 일어나 작업이 지체 될 수 있다는 염려 또한 이유일 수 있겠다.하지만 코드리뷰는 참을 수가 없다..
코시국이기 때문에 활동 멤버들과 조금 더 가깝게 지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4인 이하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종종 모각코를 하긴 했지만 실제로 뵙지 못한 분들도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7월에는 거리 두기가 완화 될 거라고 기사가 났지만 그와 동시에 감염자 1000명 돌파 기사도 같이 나고 있어 기다리지 않는 게 인지상정인 거 같다.^^